잘 알고 있지만 잘 인식하지 못하는 하나가 있다. 우리는 ‘경제’라는 단어의 상황, 조건, 체계 안에 살아간다. 하루를 또는 한 달을 더 나아가 평생을 살아가면서 단 한 번도 경제라는 단어에서 벗어나 살 수 없다. 생활을 이어가기 위해 돈을 벌어야 하고 돈을 써야 한다. 무언가를 꿈꾸고 있는가?. 그렇다면 그 꿈을 위해서도 돈이 필요하다. 작은 무엇하나를 얻으려 하더라도 스스로 생산하여 만들 수 없다면 그것을 위해 교환을 해야 하고 그 교환을 통해 작은 꿈이라도 얻을 수 있게 된다. 소확행이라는 말이 있다. 작은 행복을 누리고 싶은 현대 사회 우리의 모습일 것이다. 여기에도 작지만 반드시 필요한 것이 돈이다. 이런 돈의 과정, 즉 생산, 소비, 교환과정 전체를 경제라 할 수 있다. 우리가 가장 가깝게 느끼는 작은 경제의 현상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경제라는 단어를 생각보다 멀리 있다 생각한다.
거창한 학문적 용어 등장하기도 한다. GDP, 금리, 환율, 성장률 등등. 얼핏 우리와 상관 없는 듯한 단어들과 무언가 큰 의미를 담고 있는 듯 다가오는 이러한 용어들이 있다. 뉴스에서 나라의 정책과정에서 주로 들리는 이러한 단어들이 나하곤 전혀 상관없이 느껴지기도 한다. 다만 90년대 후반에 있었던 금융위기 등과 같은 큰 사건이 생기고 나서야 나와 상관있는 것으로 느끼고 그 속에서 헤맨다. 전혀 상관없는 듯해 보이는 ‘경제’라는 단어가 쉬운 것이 아니며 우리의 일상에 큰 영향을 준다고 생각하기 시작한다. 물론 이러한 생각도 그리 오래가지 못한다. 어느덧 경제가 안정되고 성장을 이어가며, 크고 작은 경제적 위험들을 극복해 나가는 것을 보다보면 이러한 경제가 나와는 상관없는 무언가가 되어 버리고 만다. 단지 가장 가깝게 느껴지는 몇 가지 범위를 제외하면 말이다.
그러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조금씩 중요하다는 것을 느끼며 관련된 책을 읽어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 책의 저자 ‘장하준’이라는 사람을 알게 되었고 그의 책을 하나씩 서재에 놓아두기 시작했다. 한 권 한 권 쌓아가며 경제에 대한 생각을 어떻게 정리를 해야 하며 한 개인으로서 어떻게 무엇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들 할 수 있었다. 대단한 생각들과 정리는 아니었으나 조금은 세상 돌아가는 모습을 이해하고 정리하기에 충분히 도움이 되는 책들이었다. 그리고 이번에 나온 ‘경제학 레시피’ 역시 그런 생각을 쉽게 정리할 수 있도록 해주는 책이다. 어쩌면 이 책은 그동안 나온 책들의 반복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또는 ‘사다리 걷어차기’ 등과 같은 책에 이미 언급되어 있는 내용들이다. 그럼 여기서 이 책 ‘경제학 레시피’라는 거창한 제목은 왜 필요 했을까. 책을 읽어보면 각각의 음식에 대한 이야기가 먼저 나온다. 18종류의 음식 또는 재료들의 이야기가 나오며 이후 이것들과 연결할 수 있는 경제 이야기가 나온다. 때론 직접적인 연결되는 것들도 있지만 연결되기 어색한 것들도 존재한다. 때론 너무 어색하여 왜 이렇게 연결했을까 하는 생각을 하는 챕터들도 있다. 하지만 끝까지 다 읽고 나면 그 의도가 무엇이었을지 어슴푸레 알게 된다. 경제는 생각보다 우리의 생활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으며, 때론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것들의 이면들도 경제와 우리 삶에 이어져 있다는 것을 말하는 것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이르게 된다.
우리 모두는 경제학 이론이 세금, 복지 지출, 이자율(금리), 노동 시장 규제 등의 정부 정책에 영향을 주고, 이런 정책은 우리 일자리와 노동 환경, 임금, 주택 담보 대출과 학자금 대출 상환금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경제학 이론은 거기서 그치지 않고 고생산성 산업을 발전시키고, 혁신을 꾀하고, 지속가능한 친환경적인 개발을 가능케 하는 정책 수립에 영향을 끼쳐 그 경제 체제의 장기적?집단적 발전 가능성을 결정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그게 다가 아니다. 경제학은 개인적이건 집단적이건 경제적 변수에만 영향을 끼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정체성, 다시 말해 우리 자신에 대한 규정 자체를 변화시킨다. P.33
그러나 자유 시장을 옹호하는 사람들이 말하는 자유는 매우 좁은 개념의 자유다. 첫째, 그들이 말하는 자유는 경제 영역 내의 자유로, 기업이 가장 높은 이윤을 낼 수 있는 것을 만들고 팔 수 있는 자유, 노동자가 직업을 고를 수 있는 자유, 소비자가 원하는 것을 살 수 있는 자유 등에 한정되어 있다. 정치적 자유나 사회적 자유 등의 다은 자유가 경제적 자유와 충돌을 일으키면 자유시장주의자들은 주정하지 않고 경제적 자유를 우선순위에 둔다. P.74
PS. 처음 책을 접하고 나서 고민을 조금 했다. 생각보다 어려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였다. 그의 이전 작인 “경제학 강의”의 경우 아주 어렵지는 않지만 그럼에도 경제적 용어와 이해가 필요한 책이었기 때문이다. 더구나 제목에 레시피라는 용어가 있다. 더 어려운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기우였다. 생각했던 것 보다 많이 쉽다. 경제에 대한 접근을 더 쉽게 하고자하는 그의 노력 중 하나라 할 수 있을 만큼 쉬운 책이다. 레시피라 불리는 음식의 접근은 그 이해를 더 쉽게 하려는 장치 중 하나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이 책을 읽은 후 그의 전작인 “경제학 강의”를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3분의 2정도 읽다가 포기한 책이었지만 이제는 다시 읽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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