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예술로 가는 길 / 한정식 / 눈빛

 

 

 

 

 

 

 

한컷 한컷 찍으면 찍을수록 돈이들어가는 필름사진의 시대에는 사진이라는 것은 생업으로 하는 사람들이 아니고서는 쉽게 다가갈 수 없는 것이었다. 또한 카메라라는 기계의 특성을 이해하고 접근하는데 기술적 지식이 절대로 필요했었다. 하지만 현재 필름의 시대를 넘어 디지털 사진의 시대가 되면서 수 많은 사람들이 사진을 쉽게 즐길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카메라의 가격과 필름을 사용하는 비용이 없어졌으며 기계적인 기술을 많이 알지 못하더라도 쉽게 접할 수 있는 시대가 된 것이다. 더구나 인터넷이라는 다중소통 공간을 통해 서로의 사진을 나누며 서로를 소통하는 시대로 넘어오면서 진일보한 사진의 시대가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하지만 그 속에서도 스쳐지나가는 일상의 사진을 넘어 조금더 잘 찍고 싶은 사람들의 욕망이 높아지게 되었고, 다양한 사진기술의 정보들 또한 넘쳐나고 있다. 기본적인 카메라의 구조와 촬영 시스템, 촬영시 빛의 조절과 구도 그리고 촬영 후 좀더 나은 사진을 위한 보정방법 등 다양하고 기술적인 내용들을 배울 수 있다. 하지만 안타까운 것은 사진에 접근하는 사람들의 자세와 대상에 대한 인식방법등 기본적인 내용들은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흐름은 시간이 지나고 사진에 대한 다양한 관심이 높아진다면 해결될 수 있다고 생각되지만 아직 그러한 경향은 부족하다고 생각된다. 나 역시 사진에 대한 접근의 이해와 대상의 접근방식, 그리고 내가 찍고자 하는 사진의 내용에 대한 정리가 부족하다고 생각되었다. 그래서 촬영된 사진 속에서 드러나는 아쉬움들. 이러한 것들은 단순히 사진기술로 해결될 수 있는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기술서적을 찾아보려 노력했다. 그러다 만난 책이 바로 한정식 교수의 "사진 예술로 가는 길"이라는 책이었다.

 

책의 표지에 있는 각주에서 볼 수 있듯이 사진에 대한 기술적인 내용을 알 수 있으리라 기대하고 열심히 읽기 시작했지만 결론은 전혀 다른 것이었다. 오히려 한정식 교수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사진과 대상에 접근하는 마음의 자세였다. 단순히 좋은 대상을 찍는다고 좋은 사진이 나오는 것이 아니라, 찍는 사람의 마음에 따라 사진의 내용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결국 대상에 대한 아름다운 느낌을 가질 수 있을 때 좋은 사진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느낌을 가질 수 있도록 수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기본적으로 다양한 각도와 구도로 많이 찍어봐야하고, 너무 멀리서 보는 것이 아니라 조금더 들어가서 촬영하는 것이야 말로 가장 좋은 사진기술을 스스로 찾는 방법이라고 말한다.

 

조금은 허무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가 이야기한 것에 틀린 말은 없었다. 오히려 기본으로 돌아가 시간을 두고 스스로의 촬영방법과 기법을 찾아보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리라. 그리고 유명한 사진가들이 찍은 사진들을 살펴보면서 어떻게 찍은 것인지 고민하고 상황을 고민한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일 것이다. 저자가 이야기 하듯 누군가 촬영하는 방법을 가르쳐 준다면 처음엔 쉽게 갈 수는 있겠지만 나만의 사진은 아닌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