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공작업 중 짜맞춤이라는 이름이 있다. 짜맞춤이란 명칭에서 느껴지듯 무언가 대단한 방법으로 가구를 만드는 과정이라 생각하기 쉽다. 가구에 필요한 목재를 가공하고 난 뒤, 원하는 형태로 만들고 고정시키기 위해 대단한 방법으로 만드는 과정을 짜맞춤이라 생각하는 것이다. 초기 목공을 시작할 때만 하더라도 나 역시 그렇게 생각했다. 수공구인 끌과 톱 등을 활용하여 튼튼하게 만들 수 있는 결구법을 적용하는 것만이 짜맞춤이라 생각했던 것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경험이 쌓이면서 그렇게 생각하는 것 자체가 많은 오류를 가져올 수 있다는 생각에 이르게 되었다. 목공이라는 작업 또는 직업의 가치와 의미부여는 당연한 것이지만 하나의 과정만을 부각시켜 무언가 대단한 것마냥 만드는 것만큼 위험한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짜맞춤이라고 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떠올리는 것이 장부맞춤이나 주먹장을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해당하는 짜맞춤이 많이 사용되고 잘 사용되면 안정성을 넘어서 미적인 효과도 동시에 가져올 수 있기 때문에 중요한 짜맞춤의 하나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생각보다 제작하기 쉽지 않다. 어떻게 제작하는지에 대한 방법을 알아야 하고 어떤 공구를 사용해야 하는지도 잘 알아야 한다. 당연히 이런 과정 속에서 나타날 수 있는 목재의 특성이나 오류 역시 경험을 통해 잘 알 수 있어야 함은 당연하다. 그렇기에 시간이 오래 걸리고 작업하는 데 까다로운 부분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당연히 이런 과정을 거쳐야 하기에 짜맞춤이라 하면 위에서 언급한 결구법, 또는 조이너리 방식이 대표적인 것 중 하나이다. 하지만 짜맞춤에는 이런 방법만 있는 것이 아니다. 턱장부, 딴혀, 관통장부, 가름장 등 수 많은 방법들의 짜맞춤이 존재한다. 각기 가구제작에 있어 튼튼하게 만들고 미적인 부분까지 고려할 수 있는 방법들이 존해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기본에는 맞짜임이라는 방법이 있다. 맞짜임은 매우 단순한 형태다. 관통장부나 주먹장 같이 모양이나 형태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단순하게 가공되어 있는 목재의 면과 면을 잇는 방법이다. 그냥 면과 면이 만나있기 때문에 가구의 형태를 만들거나 고정할 때 못이나 쐐기를 이용하여 고정하는 것이 맞짜임이다. 다른 난이도가 있는 짜맞춤과 달리 고정만 잘 할 수 있다면 쉽고 빠르게 가구를 만들 수 있다. 오래전 가구를 만들었다면 고정시키 어려웠겠지만 현대의 목공공구와 접착재로도 충분히 튼튼한 가구를 만들 수 있다.(물론 예외적인 것들도 많다.) 그렇기에 효율성이 우선시되고 빠른 생산이 필요한 현대가구들의 경우 대부분 맞짜임으로 제작한다. 당연히 나사못이나 접착제를 사용하여 고정한다.
이 책에서 가장 인상 깊게 본 부분이 이 맞짜임에 대한 설명을 잘 해놓았다는 점이다. 일명 생활목공 또는 DIY목공에서 사용하는, 기본적인 가구 제작에 필요한 맞짜임의 과정을 사진과 함께 단순하고 명확하게 설명하고 있다는 점이다. 나사로 제작하는 것을 넘어서 장부짜임과 비슷한 효과를 낼 수 있는 도웰(목심) 결합법이나 비스켓, 그리고 도미노를 활용한 방법까지 수록하고 있다. 그리고 다양한 현대 목공에서 사용하는 공구와 방법을 활용하여 제작하는 방법 담고 있다. 테이블쏘를 활용하여 장부를 만드는 방법, 밴드쏘를 활용한 방법 등 다양한 방식의 짜임 방법을 적용하여 담고 있는 책이다.
PS. 개인적으론 기초적인 목공을 시작하는 사람들에게도 좋은 책이라 생각된다. 이 책을 바탕으로 유튜브나 SNS의 짧은 영상을 같이 본다면 상당히 적용할 수 있는 부분이 많을 것이라 생각된다. 아... 물론 이 책은 결구 또는 결합법에 대한 과정을 설명한 책이다. 전체적인 가구의 디자인이나 규격, 도면에 대한 내용은 담고 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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