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공을 하면서 가장 힘든 부분 중 하나는 목공 작업의 과정을 세세하게 알려주지 않는 다는 점이다. 왜 이렇게 작업을 하는지, 또는 이렇게 하면 어디에 좋은 것인지 등등. 하지만 잘 알려주지 않는다고 잘 못된 것은 아니다. 목공이라는 게 작업하는 과정의 기준, 또는 원칙만 있을 뿐이지 이후의 문제는 작업자가 알아서 챙기고 경험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공방에서 목공수업을 할 때 모든 내용을 다 이야기 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 기준이 되는 부분, 또는 꼭 알아야 하는 부분만 강조하고 넘어가는 경우도 많이 있다. 오히려 하나의 방법, 또는 과정만 강요하거나 개인의 경험만을 강조하는 것은 잘못된 목공으로 빠질 염려가 있다. 나 역시 처음 목공을 시작할 때만 하더라도 그랬던 것 같다. 누군가에게 배우는 것은 그 사람의 경험과 과정을 배우는 것이기에 잘 이해하고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목공의 다른 방법, 다양한 관점이 있다는 것을 무시하거나 개인의 방법만 옳다고 하는 것은 잘못된 목공이라 생각한다. 그렇기에 다양함을 죽이는 것은 하나의 목공만 있다고 주장하는 것은 전체 목공의 질을 떨어뜨리는 결과로 나아갈 거라 믿는다.
그래도 처음 목공을 시작하는 이들에겐 목마름이 있을 것이다. 다양한 기계와 방식이 있다는 것을 알겠는데 이것을 어떻게 적용하고 활용할지는 아직 개념 잡히지 않았을 것이다. 다양한 방식과 기계를 다루는 방법을 알고 나면 이후 이를 다양하게 적용하는 방법을 스스로 깨우쳐갈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하나의 방법을 잘, 또는 자세히 알아보는 것은 중요하다. 그것을 통해 다음의 방법들을 찾아갈 것이고 나에게 맞는 방법을 찾을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공방에서 무언가를 배운다면 그리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스스로 해야 한다거나 잘 정리되어 있는 것이 있다면 조금더 쉽고 빠르게 익힐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설명이 담겨있는 책이 바로 “하이브리드 목공”이다.
어찌보면 이 책은 앞서 소개한 “우드워킹 가이드”와 별반 다르지 않다. 특히 가구를 만드는 과정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목재를 가공하는 방법, 짜임 등을 어떻게 구성할 것인지에 대한 설명이 주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 목공책의 차이점을 무엇일까. 바로 자세함에 있다. 앞서 소개한 “우드워킹 가이드”의 경우 개략적인 설명이 많다. 예를 들어 장부맞춤을 할 때의 다양한 방법을 소개하려면 많은 지면과 내용이 필요할 것이다. 그렇기에 자세히 담기가 어렵다. 목공을 조금이라도 해 본 사람이라면 어느정도 그림만 봐도 이해가 될 터이지만 초급자에겐 쉽지 않은 일이다. 이런 이들을 위해 몇 가지 방법을 소개하고 이를 어떻게 적용하는지에 대한 설명이 자세히 담겨져 있다.
“저는 목공 기계와 휴대형 전동공구들을 좋아합니다. 또한 저는 수공구만 고집하려는 것도 아닙니다.
또한 이 책은 목공기계만을 사용하는 목공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오히려 저자는 목공기계와 수공구를 활용하면 더 나은 목공이 가능하며 그 완성도는 물론 만족도도 높아질 수 있을 것이라 자신한다. 개인적으로 이 말이 많은 부분 동의하는 바다. 목공을 하면서 까다로운 부분이나 가공이 쉽지 않은 부분은 반드시 수공구를 필료한다. 모서리를 미세하게 가공해야 한다거나, 요철처럼 튀어나온 부분, 또는 마지막 마감에 들어가기 직전에 가장 많이 사용하는 것이 바로 수공구이다. 수공구는 단순히 멋이나 분위기를 위해서 필요한 게 아니다. 아주 오랫동안 사용되어져 온 목공 공구로서 그 수명이 다해 장식품처럼 취급받아서는 안 된다. 오히려 목공기계가 해내지 못하는 부분을 가공하기 위해선 반드시 필요한 공구라 할 수 있다.(물론 수공구를 익히기 위해선 오랜 시간과 연습이 필요하다.) 그렇기에 이 책의 제목처럼 모든 내용이 목공기계와 수공구를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에 대한 설명이 담겨져 있으며, 그것도 아주 상세히.
“어떤 계기로 목공을 시작하게 되었는지에 상관없이, 많은 이들은 결국 수공구에 대해 강렬하게 인지하게 됩니다. 처음에는 수공구에 대한 불안감을 가지던 목수들도 고수들이 이 수공구를 다루는 솜씨를 보면 그 진가를 알게 됩니다.”
현대 목공에서 기계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진 것은 사실이다. 특히 공방의 경우 빠르고 정확하게 가구를 만들어야 하는 숙제에 놓여 있기 때문에 의존도는 더 커질지도 모른다. 그래서 수공구의 자리가 좁아지고 사라질 것 같은 생각도 든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오히려 수공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크고 정확한 기계라 할지라도 해내지 못하는 것들을 이 수공구는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시간의 여유와 만족도를 위해서라면 오히려 수공구의 활용을 더 높이는 것이 필요할지도 모른다. 아무튼 기계와 수공구의 결합을 통해 높은 만족도의 목공 생활을 하고자 한다면 이 책 하 권 정도는 가지고 꾸준히 살펴보는 것도 필요하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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