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목공과 관련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다양한 공방과 다양한 원목가구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 건 사실이다. 이와 함께 취미로 또는 제 2의 직업을 모색하는 이들도 함께 늘어났다. 취미의 경우 현대인들의 스트레스를 완화하고 개인적인 만족을 높이는 방향으로, 직업으로 방향을 잡은 이들은 조금 더 완성도 높은 가구를 만들고자 하는 욕구를 높이고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목공에 대한 관심에 있어서 제작에만 집중하는 경향이 커 보인다. 원목으로 가구를 만든다는 것의 의미를 단순히 무언가를 만들고 제작하는 것에만 집중하고 여타 가구의 완성도를 높이는 것은 어떤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부족하다는 뜻이다.
목공은 가구를 만드는 전체 과정이 조화롭게 잘 이어져야 한다. 그럼 어떤 과정이 있을까. 목공은 크게 세 가지 단계가 있다. 우선 무엇을 만들것인가 계획하는 단계. 이 단계는 단순히 무언가를 만들 것이냐에 한정되지 않는다. 어떤 목재를 선택할 것인가부터 시작하여 어느정도의 양이 필요한지도 정해야 한다. 예를 들어 서랍장을 만든다고 한다면 만들고자하는 가구의 재료, 즉 목재를 먼저 선정해야 하며 어떤 형태로 디자인할 것인지를 정해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간단하게 또는 도면 프로그램을 통해 다양한 도면을 그려봐야한다. 그리고 이 과정에 가장 중요한 제작방식에 대한 고민도 함께 해야 한다. 일반적인 나사못으로 고정할 것인지, 아니면 꽂임촉으로 할 것인지. 또는 짜임방식을 활용하여 장기간 만들 것인지도 정한다. 그리고 나서 필요한 목재를 확보하고 크기에 맞게 잘 재단해야 한다. 그 다음 단계가 제작과정이다. 앞서 계획단계에서 정한 방식과 제작방식을 적용하면서 스스로의 기술을 익혀가며 만들어야 한다. 제작하다보면 이런저런 오류가 생겨날 수 있고, 목재의 특성상 다양한 틀어짐 등이 발생할 수 있다. 또한 치수에 대한 오차가 발생할 수 있으며 이를 잘 마무리 할 수 있어야 개략적인 가구의 완성단계에 들어간 것이다. 마지막 과정은 바로 마감이다. 단순히 마감이라고 하는 것이 나무에 색을 칠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목재의 특성과 장단점을 극복하기 위한 과정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제작완료 된 가구의 완성도와 이후의 내구성을 결정짓는 과정이 바로 마감이다. 그렇기 때문에 매우 중요한 부분이고 오랜시간이 걸린다. 만약 이 마감 부분을 소홀히 여기거나 부차적인 부분으로 생각하면 오산이다. 제작만큼의 시간이 걸리고 그만큼의 기다림이 필요한 것. 그것이 바로 마감이다.
하지만 이러한 마감법을 배우는 것은 쉽지 않다. 매우 다양한 마감법이 있으며 개인별로 많이 다르다. 적용하는 브랜드도 다르고 마감하는 시간 적용도 다르다. 그러니 한 사람에게 배우기도 어렵고 시간이 오래걸리 수 밖에 없다. 나 역시 그런 과정을 겪은 듯 하다. 특히 마감의 경우 제대로 된 정보가 거의 전부하였다. 그나마 유행하던 바니쉬(수성) 마감법만 적용할 수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마감에 관련한 정보를 접하게 되면서 새롭게 적용하는 방식과 목재의 상태에 따라 달라지는 마감법도 익힐 수 있었다. 이런 과정에서 가장 많은 도움과 이해를 준 책이 바로 “목재 마감 101”이다.
“마감재를 칠하는 방법은 쉽고 또한 논리적입니다. 그러나 작업을 조급하게 진행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스테인과 마감재는 건조되는 데 상당한 시간이 필요합니다. 종종 하룻밤 이상을 기다려야 합니다. ... 초보자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바로 인내심입니다.”
Bob Flexner는 미국에서 꽤 유명한 마감 전문가로 알려졌다. 이 외에도 한 두명이 더 있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가장 간편하게 마감법을 익힐 수 있도록 발행된 책이 이책이다. 기본적인 바니쉬 마감부터 시작하여 오일마감, 셀락 마감 등 다양한 마감법을 설명하고 있다. 또한 마감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사진을 첨부하고 있어 목공을 할 때 적용하기 편리하게 되어 있다. 그리고 문제가 생겼을 때 어떻게 수정할 것인지에 대한 간략한 접근도 있어서 처음 목공을 시작한 이들에게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다만 이 책을 적용할 때 조심해야 할 부분이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바니쉬라고 하면 보통 수성바니쉬를 떠올린다. 아마도 바니쉬라는 이름의 브랜드가 소개되면서 그리된 듯 하다. 하지만 해외에선 바니쉬의 경우 오일 바니쉬를 뜻하는 경우가 많다. 이 책 역시 바니쉬라고 이야기하면서 오일바니쉬 또는 폴리우레탄 바니쉬를 설명하고 있으니 실제 마감을 적용할 때 조심할 필요가 있다.
원목가구란 생각보다 손이 많이 가는 가구다. 목재의 특성을 잘 반영해야 하고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 만약 이러한 관리가 소홀하면 오래사용하기 힘들게 된다. 단순히 가격적인 부분이 아니더라도 하나의 물건을 오래 사용할 수 있다면 그것만큼 멋있는 것도 없다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선 마감을 잘 해야하고 꾸준한 관심과 관리를 해야 한다. 그것이 원목 가구의 장점이다 단점이라 할 수 있다.
“마감을 하는 목적은 두 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목재에 깊고 풍부한 느낌을 보탭니다. 마감을 하지 않으면 밋밋한 느낌이 듭니다. 두 번째는 목재가 수분과 닿는 것을 막아줍니다. 목재에 수분이 많이 닿으면 단판에 균열이 발생하고 결합부 및 단판이 분리될 수 있습니다. 수분으로 인해서 목재는 뒤틀리고 갈라집니다.”
아무튼 이제 막 목공을 시작한 이들부터 마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사람들까지 마감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에 가장 적당한 책이라 할 수 있다. 이 책을 바탕으로 개인적인 마감법을 개발하고 적용한다면 더 즐거운 목공생활이 되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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