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목공] 003. 전동공구 : 두 번째.
● Prologue.
생활목공과 관련된 공구들을 설명하다보니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목공이라는 것이 기초적인 작업에서 멈추기보다 좀 더 나은 작업으로 나아가려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럴 때 필요한 공구들이 무언지, 어떤 것들이 있는지 아는 것도 필요하리라 생각되었다. 다만 이런 공구들을 모두 구비하려면 생각보다 많은 비용이 필요하다. 단순히 목공을 시작한다고 소개하는 모든 공구를 구비하는 것은 과소비라 생각된다. 자신이 생각하는 작업, 그리고 더 나아가 얼마나 작업할지를 잘 고민하여 필요한 공구들만 구매하도록 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아무튼 지금부터 소개할 공구들은 조금 더 다양하고 복잡한 가공을 하고 싶은 이들을 위한 공구들이다. 가장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으며,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공구들만 설명하였다.
● Discourse.
(1) 라우터 : Router 루터
▛ 전문적인 목공을 시작한 사람이라면 꼭 필요한 공구가 바로 라우터(Router)라 할 수 있다. 발음상 라우터라고 하는 것이 정확한 듯 보이지만 지금까지 대부분 루터라 불려왔기에 그렇게 지칭하기도 한다. 근래에 들어선 라우터라고 사용하는 경우가 늘어난 듯 하다.
▛ 목공의 꽃이라 불리우는 이유는 다양한 작업과 가공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기본적인 홈파기 가공부터 모서리 라우드 가공, 또는 각진 형태를 가공할 때도 사용한다. 더 나아가 복합결합, 예를 들어 문이나 창틀을 가공할 때 유용하게 사용한다. 공방 또는 전문 가구공장에서 테이블 형태로 만들어 사용하기도 한다.
▛ 대량 생산 또는 전문적인 형태를 가공하기 위해선 지그(jig)를 활용하기도 하며, 다양한 형태를 가공하기 위해 고가의 비트를 활용하기도 한다. 전문 공방에선 다양한 비트를 보유하고 있으며 비트가격만 어마어마하다.
▛ 힘이 좋고 안정적인 라우터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일반적인 홈파기 가공에선 1마력 또는 1.5마력 정도를 사용하고 지그를 사용한 가공에선 3마력정도 힘을 출력하는 라우터가 좋다. 요즘은 힘이 좋은 라우터들이 많이 필요에 따라 구입하면 된다.
▛ 브랜드로는 보통은 보쉬나 마끼다, 디월트 제품을 많이 사용한다. 고가 브랜드인 페스툴의 경우 상당히 비싸고 다양한 편의성을 제공하기도 한다. 니다.
▛ 항상 강조하는 것이지만 목공에서 중요한 것은 안전이다. 라우터의 경우도 회전 속도가 대략 30,000rpm 정도 되기 때문에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만약 부주의하게 사용하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으며, 이런 상황도 많이 보았다. 단단히 고정 또는 잡아야 하며 수직과 수평을 잘 맞춰야 한다. 이를 위해 다양한 지그를 제작하여 사용하기도 한다.
▛ 일반적으로 라우터는 손으로 들고 작업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작업하다보면 제약이 생기거나 다양한 작업이 어렵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라우터를 거꾸로 뒤집어 테이블에 고정한 것을 라우터 테이블이라고 한다. 라우터를 세워서 잘 보이지 않는 방법으로 가공하기 보다 쉽고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어 전문공방에서 사용한다.
▛ 예전에는 목수가 필요한 형태로 직접 가공하여 제작했으나 근래에 들어선 기능성으로 제작된 라우터 테이블들이 많다. 정확하고 효율적인 작업이 가능하다. 다만 가격이 생각보다 고가이다.
▛ 라우터 테이블 대용으로 사용하는 목공기계가 있다. 바로 면취기(또는 면치기)라고 불리는 기계이다. 이 기계는 목재의 좁은 면을 가공할 때 사용하는 기계이지만 근래에 들어선 라우터 테이블 대용으로 사용한다. 일단 상판이 주물로 되어 있고 상당히 무겁기 때문에 안정성이 좋다. 다만 라우터 대비 속도가 느려 천천히 가공해야 하는 단점이 있다. 내가 운영하는 공방에서도 면취기를 대용으로 사용한다.
▛ 목공 작업에서 많이 사용하는 용어 중 하나가 지그(Jig)라는 말이다. 처음 목공을 시작하는 사람들이 처음 듯는 단어이지만 목공에서 꽤 중요한 자리에 있다.
▛ 쉽게 이야기하여 지그란 일종의 가이드라고 생각하면 좋다. 각도가 있는 가공, 또는 세밀한 가공이 필요할 때. 그리고 대량의 작업을 할 때 미리 본을 떠 두어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이 지그이다. 그래서 전문공방에서 가장 많이 사용한다.
▛ 목재의 특성과 결의 방향. 그리고 목재의 강도 등을 잘 알고 있어야 한다. 또한 초반 작업에 필요한 것들을 미리 예상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쉽지 않는 작업이기도 하다. 하지만 잘 만든 지그 하나가 많은 것을 해낼 수 있기 때문에 아주 중요하다.
▛ 특히 라우터 테이블로 가공할 때 많이 사용한다. 의자의 각도나 형태를 복사할 때, 복잡한 형태를 가공할 때
많이 사용한다.
(2) 원형톱 : 플런지쏘, 트렉쏘
▛ 목공을 시작하면서 가장 먼저 하고 싶어하지만, 가장 두려워하는 부분이 목재 컷팅이다. 보통 재단이라고도 부르며 목재를 자르고 가공하는 기본 작업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보통 공방에서 사용하는 테이블쏘의 경우 크기도 크기지만 가격도 만만치 않다. 개인적인 작업장이 있는 게 아니라면 쉽지 않은 일이다. 그래서 사용하기 시작하는 전동공구가 바로 원형톱이다.
▛ 물론 원형톱과 플런지쏘는 조금 다르다.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플런지쏘가 더 세밀하게 가공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고 생각하는 게 편하다. 좁은 공간이나 원하는 부분을 가공할 때 효율적이다. 너무 두꺼운 목재가 아니라면 대략 24mm 정도(소프트 우드 기준)까지 가공이 가능하다. 예전에는 유선, 즉 전기선이 달려있는 형태를 많이 사용했으나 요즘은 충전형태로 사용하여 사용하기 편해진 부분도 있다. 다면 충전형태는 힘이 부족하거나 배터리를 자주 교체해야 하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
▛ 다양한 지그나 가이드등을 제공하여 생각보다 정확하게 가공이 가능하다. 다만 공구의 특성과 성질을 잘 알아야 하기 때문에 처음부터 잘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하면 실망할 수도 있으니 조심하는 편이 좋이다.
▛ 작다고 하지만 그래도 쏘(톱)이다. 고속으로 회전하며 톱날을 가지고 있으니 항상 안전이 신경써야 한다. 특히 톱날이 노출되어 있을 때에나 회전할 때 조심해야 하며, 가끔 전선이 톱날로 엉키는 경우가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 플런지쏘의 경우도 뒤집어 사용하기도 한다. 특히 인테리어에서 얇은 합판 등을 가공할 때 사용하는 경우다 많다. 하지만 정확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세밀한 가공이 필요한 목공에선 사용하기 어렵다. 그래서 조금은 가볍고 어느정도 작업이 가능하게 만든 제품이 포터블 테이블쏘이다.
▛ 플런지쏘와 포터블 테이블쏘의 가장 큰 차이는 힘에 있다. 물론 일반적인 테이블쏘의 경우 5마력까지 다양한 동력을 사용하지만 가격이 비싸다. 보통 취미형태로 하고자 한다면 1~1.5마력 정도를 많이 사용하며 소프트 우드의 경우 무난하게 작업할 수 있다.
▛ 다만 안정성을 잘 생각해야 하며, 포터블이라 하더라도 고속으로 돌아가는 톱이기 때문에 안전에 주의해야 한다.
(3) 전동대패
▛ 요즘은 대패를 잘 사용하지 않는다. 하지만 목수들 사이에선 대패를 다룰 줄 하는 목수와 그렇지 못하는 목수를 구분하기도 한다. 물론 완성작품에 따라 이런 구분이 의미 없다고 할 수도 있겠으나 목수라면 대패정도는 다룰 줄 알아야 한다. 일반인들은 쉽게 접하지 못하는 부분이고 시간도 오래걸린다. 이럴 때 간단하게 사용할 수 있는 공구가 전동대패이다.
▛ 전동대패의 경우 고르지 못한 면을 가공하거나 모서리 등을 가공할 때 사용한다. 하지만 전동대패로 이런 부분을 세밀하게 가공하는 것은 쉽지 않다. 수직과 수평을 물론 면을 잡는 데 생각보다 많은 경험과 기술을 필요로한다. 나의 경우 아예 사용하지 않으며, 그냥 손 대패를 사용한다.
▛ 이 전동공구 역시 안전이 중요하다. 모터가 돌아가면서 날물이 달린 부분이 고속으로 회전하기 때문에 주의행 한다. 또한 바닥 면과 대패날의 각도도 잘 잡을 수 있어야 하는 데 이 역시 쉽지 않다. 개략적인 면을 잡거나 초벌 가공할 때나 사용하길 추천하며, 가능하면 사용하지 말길 부탁드린다.
(4) 그라인더
▛ 보통 목공에서 그라인더를 떠올리기란 쉽지 않다. 쇠를 가공하거나 금속을 가공할 때 많이 사용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목공에서 그라인더를 사용하는 경우는 많다. 대표적인 부분이 조각부분이다. 통나무나 큰 목재를 깎거나 가공할 때 주로 사용한다. 가구쪽에서는 쉽게 갈아내지 못하는 부분이나 강한 샌딩이 필요한 부분에 사용한다. 대표적으로 의자 좌판의 엉덩이 부분을 가공할 때 많이 사용한다.
▛ 특히 하드우드의 경우 워낙 단단한 경우도 있고 곡선이나 복잡한 형태를 가공할 때 그라인더를 사용하면 편하게 작업할 수 있다.
▛ 단점은 꽤 오랫동안 사용하여 공구의 특성을 잘 아는 경우가 아니면 세밀한 작업이 어럽다. 또한 고속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안정성이 떨어진다. 반드시 잘 잡고 사용 원칙일 잘 지켜서 사용해야 한다. 일반 취미로 하는 경우 사용하는 걸 추천하지 않는다.
(5) 비스켓 조이너
▛ 처음 목공을 시작하는 경우 나사못 등을 활용하는 방법을 먼저 배우게 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짜임과 비슷한 방식으로 하고 싶은 욕구가 생겨나게 된다. 하지만 수공구를 통해 가공하는 것은 쉽지 않고 시간도 오래걸린다. 이러한 어려움을 쉽게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대표적인 공구가 비스켓 조이너이다.
▛ 처음 비스켓 조이너가 개발되어 많은 목수들이 사용했다. 장부가공이나 프레임 작업도 가능했고 조금만 신경쓰면 튼튼한 가구도 제작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처음 개발된 공구의 경우 워낙 고가였지만 월드 워런티가 끝나면서 다양한 공구회사들이 동일한 제품을 개발하여 지금은 상당히 저렴해졌다.
▛ 장점은 짜임방식의 작업을 쉽고 빠르게 할 수 있다는 점에 있다. 목공기계로 짜임을 가공하려해도 시간이 오래걸리는 것을 공구 하나로 해결할 수 있으니 획기적이라 할 수 있었다.
▛ 하지만 큰 단점이 있다. 생각보다 내구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얇고 타원형의 비스켓 모양으로 생긴 목재를 가공하여 끼워넣는 방식이다 보니 접착재를 꼼꼼하게 바르지 않으면 문제가 생긴다. 또한 접착부위가 적다보니 짜임보다 상대적인 내구성이 떨어지는 편이다. 그래도 아직까지 많은 목공인들이 사용하고 있다.
(6) 도미노 조이너
▛ 비스켓 조이너 다음으로 등장한 전동공구로 획기적인 방법과 기술로 많은 각광을 받고 있는 전동공구이다. 목공공구 명가인 독일의 페스툴에서 만든 제품으로 대부분의 짜임과 가공이 가능하다. 그렇기에 목공을 하는 사람이면 하나씩 가지고 싶어하는 공구.
▛ 비스켓의 경우 접합부위가 적어 내구성이 떨어진다면 도미노의 경우 그렇지 않다. 도웰(목심) 형태의 나무를 가공하여 결합하는 방식으로 짜임의 장부맞춤과 대등한 내구성을 지니며 작업속도 및 정확도가 높다.
▛ 단점은 아직 월드 워런티가 끝나지 않다 가격이 상당히 고가이다. 현재 DF500 모델이 대략 130만원에서 판매되고 있다. 또한 가공 후 결합에 필요한 도미노 핀 또한 비싼 편이다. 정품의 경우 대략 200원(개당 가격) 정도하며 쓸만한 도미노 핀도 150원(개당 가격)이 넘는다. 물론 그것보다 더 저렴한 도미노 핀도 있지만 경험상 불편하거나 내구성이 떨어지는 경우를 많이 보았다.
▛ 요즘 새로나온 제품인 DF700의 경우 좀 더 깊은 가공이 가능하여 튼튼한 제작이 가능하다. 또한 독특하면서도 튼튼한 커넥팅 작업이 가능하도록 하여 다양한 작업이 가능하도록 되어 있다.
▛ 공방 회원들이 물어보는 것 중 하나는 ‘도미노는 꼭 필요한 공구인가? 하는 부분이다. 물론 빠르고 편하고, 정확하게 작업하고 싶다면 도미노만한 공구가 없다. 당연히 비싼 가격만큼의 활동도를 자랑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대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것들이 많다.
▛ 대표적인 것이 도웰지그이다. 도웰지그의 경우 도미노와 같은 작업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지그 또는 가이드로 가격도 저렴하며 다양한 작업이 가능하다. 내구성을 조금 떨어질 수 있으나 그리 차이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 또한 전문 공방이 아닌 이상 이렇게까지 구비할 필요가 없다. 만약 필요하다면 공방에 회원으로 등록하여 필요할 때 사용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 생각한다.
▛ 본인이 실력이 높아지고 다양한 작업을 하고자 하면 더 다양한 공구들이 필요하게 된다. 그럴 때 어떤 것이 좋다고 단정적으로 말하긴 어렵다. 다만 이정도는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공구들이 있다.
▛ 라우터, 플런지쏘, 도미노 이 세가지면 대부분의 작업이 가능하다. 라우터의 경우 나 중에 라우터 테이블을 개별 구매하면 되고 플런지쏘의 경우 포터블 테이블쏘로 바꾸어도 된다. 도미노의 경우 사용해보면 왜 좋은지 알게 될 것이다. 물론 가구의 구조와 관련된 지식을 다양하게 갖춰야 제대로 사용이 가능하다.
● Epilogoue.
개략적으로 목공에서 사용하는 다양한 전동공구들을 설명해보았다. 하지만 소개되지 않은 목공공구들이 생각보다 많다. 그중 기능적으로 효율면에서 떨어지는 것들은 제외하였다. 또한 수 많은 목공 작업에서 특수한 분야 역시 제외하였다. 아직 그 분야를 모르는 것도 있고, 아직 사용해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것이 조각기 같은 공구이다.
목공의 폭은 생각보다 넓다. 인테리어 작업도 목공이라 부르며 작은 나무 조각으로 무언가 만드는 것 역시 목공이다. 또한 악기를 만드는 것 역시 목공이라 할 수 있다. 우선 자신이 어떤 작업을 할지를 잘 선택하여 스스로에게 맞는 공구들을 찾는 게 중요하다. 그리고 필요한 공구를 하나씩 구매하는 방식으로 진행하는 것을 추천한다. 그리고 개인에게 맞는 공구들이 있기 마련이다. 남들이 사용하지 않더라도 자신이 사용하는 데 적절하다면 그것만으로 충분하다. 자신의 취사 선택이 중요하다.
혹시 궁금한 사항이나 문의사항이 있으시면 댓글이나 방명록을 통해 가능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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