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언가를 이해하고 정리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은 ‘개념정리’라고 생각한다. ‘개념정리’란 단순히 단어의 뜻이나 의미를 아는 것을 넘어 각각의 내용들이 어떻게 연결되고 이어지는 지를 이해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단어의 의미를 정확하게 아는 것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목공을 시작하면서 어려웠던 부분 중 하나가 이것이었다. 정확한 목공에서 사용하는 단어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아는 것. 더구나 일본식 단어와 한자어가 섞여있고, 다양한 해외 목공 정보가 혼입되면서 하나의 단어가 다른 의미를 뜻하는 경우도 생겨나면서 더욱 그 의미를 이해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던 것이다. 인터넷으로 검색하면서 간간히 약간의 단어들이 정리되어 있는 자료를 보면서 조금씩 필요한 부분을 해소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생각보다 넓은 목공의 범위와 다양한 단어의 의미 전체를 이해하기에는 쉽지 않았다. 이러한 어려움은 지금도 마찬가지이다.
또 다른 한 가지는 목재와 관련된 정보였다. 목공을 시작하면 다양한 목재들을 만나게 된다. 가장 간단하게 사용할 수 있는 소프트우드부터 시작하여, 조금더 다양한 가구를 만들고자 한다면 하드우드까지, 정말 다양한 목재들과 접하게 된다. 물론 가구를 만드는 목공에서 사용되는 목재들은 일부분이다. 오랫동안 활용되던 소나무류 목재들 일부와 오크, 월넛, 체리, 메이플 등 한정된 나무들만 사용하게 된다. 가장 많이 생산되고 쉽게 접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목재의 소재는 활용 방법, 적용 방법에 따라 다양하게 필요할 수 있다. 일부분의 기능성을 보강하거나 디자인 적인 부분에 활용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활용을 위해 다양한 목재의 특성과 기능이 잘 정리되어 있는 자료가 있다면 도움이 많이 되리라 생각했다. 이러한 필요성에 따라 이런저런 자료들을 찾고 모으다 알게 된 책이 바로 “목재사전”이라는 책이었다. 위에서 언급한 것들 중 목재의 특성과 관련된 자료가 잘 정리되어 있으리라는 판단에 어떤 책인지 많이 궁금해 했었다. 그리고 얼마 전 목공을 그만 두었지만 여유가 있을 때 참고하려 책을 구매했다. 책을 펼치고 두 가지 느낌을 받게 된다. 당황스러움과 다행스러움.
우선 당황스러움은 책의 제목처럼 목재와 관련된 내용이 정리되어 있기는 하지만 예상했던 것과는 많이 달랐다. 처음 예상했던 부분은 다양한 목재와 관련된 사진, 도록등과 함께 그 특성 등이 잘 정리되어 있으리라 생각했던 것이다. 하지만 전혀 그렇지 않았다. 물론 목재의 명칭과 사전적 의미 등이 담겨져 있지만 목재의 특성과 특질, 그리고 관련 사진이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목재의 사전적 의미(?)만 담겨져 있었던 것이다. 솔직히 가장 아쉬웠던 부분이다. 제목처럼 목재와 관련된 내용 보다는 전반적인 목공과 관련된 사전적 의미들이 더 많다. 그럼에도 다행스러웠던 부분은 바로 이 부분이었다. ‘목공과 관련된 사전적’ 의미들이 담겨져 있다는 것이다. 앞서 목공과 관련된 내용, 특히 단어의 의미와 뜻이 제대로 담겨져 있는 정보에 대한 필요성을 대부분 해소할 수 있는 내용들이 담겨져 있다. 목재를 처음 가공할 때부터 사용하는 단어 또는 과정에 대한 사전적 의미를 시작으로, 관련된 장비와 목재의 전반적인 특징들을 수록하고 있다. 필요에 따라서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은 그림으로 설명하는 부분까지 있어서 이해하는 데 도움이 많이 된다. 또한 예전부터 사용하던 목공 단어의 의미는 물론이거니와 일본식 단어를 배제하여 그동안 극복하지 못했던 일본의 문화를 극복하려는 노력이 담겨져 있다. 그리고 근래에 들어 적극적으로 수용되고 있는 해외 목공 용어(대부분 영문이고 이 부분과 관련하여 또 다른 고민이 필요하다 생각된다.)를 적극 반영한 부분이 눈에 띈다.
정리하자면 “목재사전”이라는 단어를 통해 목재와 관련된 내용만 담겨져 있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목재와 관련된 간략한 사전적 의미를 정리해두긴 하였지만 사진이나 도록 등이 수록 되어있지 않다. 다만 목공 전반에서 사용하는 단어 또는 관련 용어들의 정리가 깔끔하게 되어 있다. 더 나아가 목재의 가공과 관련된 기술적인 부분까지 정리되어 있기 때문에, 전반적인 목공과 관련된 정보를 알아보고자 한다면 상당히 도움이 될 수 있는 책이라 할 수 있다. 결국 “목재사전”이라는 이름보다 “목공용어사전”이라는 이름이 더 어울리는 책.
PS. 그럼에도 불구하고 목재와 관련된 제대로 된 책 한 권이 나와줬으면 하는 소망이 있다. 물론 “아름다운 목가구 만들기”라는 책에 어느 정도 실려 있지만 조금 더 세세한 내용이 담겨져 더 많은 목재와 관련된 정보를 이해할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Lecture > Book review' 카테고리의 다른 글
[목공책 리뷰] 021. 목공의 지혜 / 안주현 / 이숲 (0) | 2022.03.27 |
---|---|
[목공책 리뷰] 20. 목수일기 / 올레 토르스텐센 / 살림 (0) | 2022.01.11 |
[목공책 리뷰] 18. 철학이 있는 목공수업 / 김성현 / 초록비 책공방 (0) | 2019.12.21 |
[목공책 리뷰] 17. 짜맞춤 그 견고함의 시작 / 백만기 외 / 해든아침 (0) | 2019.01.31 |
[목공책 리뷰] 16. Tage Frid teaches Woodworking (2) | 2019.01.28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