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ro
올해 자본주의의 속성과 정치권력과의 연결을 여실히 보여주었던 '자이언트'라는 드라마때문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아니면 신자유시대의 표본을 걷고있는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에서 나타나는 경제적 불균형과 그 결과물인 빈곤의 문제를 고민했던 것일까. 갑작스럽게 경제적 민주화라는 화두를 들고나선 조정래씨의 소설 허수아비춤은 나의 궁금증을 증폭시켰다. 그렇지 않아도 경제적 빈곤이라는 문제에 관심이 많은 나에게 이런 소설이 나왔다는 것이 반갑기도 하였고, 그동안 대한민국의 정치적 민주화를 뚝심있게 글로서 지켜왔던 그에게 경제적 민주화라는 단어가 어떤 것을 의미하는지 궁금하기도 하였다.
Process
경제계의 1, 2위를 다투는 태봉그룹과 일광그룹. 사업의 내용이나 규모면에서 뒤질 것 없는 일광그룹은 태봉그룹과 달리 비자금 사건을 통해 회장이 실형을 선고받은 것에 충격을 받아 "문화개척센터"라는 이름으로 정,재계를 손아귀에 쥐려고 한다. 그리고 이를 발판삼아 자기 자식에게 기업을 물려주려 기회를 엿본다. 돈은 귀신도 부린다는 신념으로 문화개척센터는 정치권력은 물론이며, 검찰과 법조계를 로비하고 자신들의 정당성을 확보하기위해 언론사까지 손아귀에 거머쥔다. 이러한 상황속에서 벌어지는 각종비리의 상황들과 이야기들. 그리고 그 과정을 눈앞에 펼쳐지듯이 그려내며 자본가 또는 기업인들의 욕심을 여실히 표현한다. 그리고 그러한 작업 속에서 함께하는 3명의 중심인물들의 사적욕심까지, 무엇이 자본주의를 굴러가게 하고 있는지를 거침없이 말하려한다. 그리고 그 반대편에 서서 자본주의 이전에 사람으로서의 의무와 도덕성이 무엇인지를 고민하며 살아가는 한 인물을 통해, 과연 우리가 무엇을 보아야하고 무엇을 이야기해야 하는지를 그리고 무엇을 깨달아야 하는지를 보여주려 한다.
Out
이책의 긍정적인 부분은 현대 자본주의 속에서, 특히 대한민국의 대기업의 비리와 그 과정을 우리가 예상한 만큼 또는 그 이상의 모습을 보여주려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비리의 목적은 결국 한 개인의 이익, 또는 한 가족의 이익만을 바라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것을 다시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하지만 안타까운 점도 엿보인다. 특히 이 책에서 말하고 싶은 경제적 민주화의 내용이 무엇인지 정확하지 않다는 것이다. 몇가지 내용으로 이어지는 것들 중 중요하게 나오는 것이 기업의 사회환원이다. 물론 이러한 사회환원이 불필요하다는 것이 아니라, 왜 이것이 필요하며 어떠한 구조속에서 가능한지에 대한 내용이 있었으면 좋았으리라 생각된다. 또다른 한가지는 상황의 묘사와 내용이 쉽게 와닿지 않는다는 것이다. 특히 대화부분에서는 다음 대화로 넘어가기 쉽게 쓰여지기보다는 어색하고 애매한 부분이 많아 전반적인 집중도가 떨어지게 되지 않았나 싶다. 혹은 작품의 내용성에 집중하면서 너무 급하게 글이 나온 것은 아닌가 생각된다.(물론 그동안 대작을 써오신 조정래 선생님의 의중이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Epilogue
그래도 이러한 소설이 나오기 시작했다는 것이 다행이라고 생각된다. 그동안 대기업의 횡포에 시달리던 노동자들, 자신들의 상품이 적정한 가격인지 알지 못하고 구매해왔던 구매자들에게 자신들의 정당한 요구가 무엇인지 조금은 깨닫게 해줄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그리고 기업이라는 거대한 조직이 단순한 개인과 가족의 것이 아닌, 기업을 구성하고 있는 사람들과 그것을 구매하는 소비자까지 연대의 책임과 의무가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어한다. 그래서 이러한 문제들에 대하여 모든 사람들이 적극적으로 움직이기를 이야기 하고 싶어한다.
Ps.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며 정치적 민주화를 이루었다고 자화자찬하는 사람들이 있다. 겉으로보기에는 그렇게 보일지도 모르지만 아직 대한민국은 정치적 민주화의 내용과 경험이 부족해 보인다. 더구나 그 절차역시 무시되기도 한다. 여기에 경제적 민주화라는 단어는 꼭필요하면서도 정치적 민주화와 같이 진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절름발이 민주화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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