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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case/Literature

제5도살장 / 커트 보네거트 / 아이필드

by Neuls 2022. 1.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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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8년 미국은 저 멀리 아시아의 작은 땅 베트남에서 전쟁이라는 이름으로 허우적대고 있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이 전면적으로 참여한 세번째 전쟁으로 여러가지 정치적, 외교적 이유로 승리해야만 하는 전쟁이었다. 하지만 오랜동안 자국의 전쟁보다 해외 전쟁으로 상처를 입어온 미국국민들의 반대 여론이 높아지고 있었다. 특히 2차 대전 이후 베트남 전쟁까지 이어지는 참상의 실상을 보아온 사람들의 반대 운동은 더욱 힘을 얻게 된다. 이러한 와중에 커트 보네거트라는 반전주의자가 써내려간 소설 한 권이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바로 "제5도살장"이라는 소설이다.

 

 

 

 

미국의 작은 도시의 소시민이었던 주인공 빌리 필그림. 하지만 2차대전으로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 문득 독일군의 포로가 되고 이후 최악의 폭격이었다는 드레스덴에서 살아남는다. 이후 이러한 전쟁의 참상을 경험하고 정신적이상이 생긴 것인지 순간순간 환상에 빠지면서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넘나든다. 어렸을적의 경험으로부터 시작하여 그가 성장하는 과정과 그 속에서 큰 자리를 잡고 있는 전쟁의 흔적, 종전 후 안정된 직장과 결혼으로 잘 살고 있지만 어느 순간 외계인으로부터 납치되어 한동안 살아가는 과정. 왜 그가 이토록 환상의 시간여행을 하는지, 아니면 이러한 혼란 속에서 허우적대고 있는지 설명해주지 않는다. 다만 전쟁의 상처는 시간이 흐르면서 치유되는 것이 아니라 아직도 반복되고 있으며 이후에도 계속되고 있다는 것을, 또는 전쟁의 잔흔이 한 개인에게 남기는 상처가 어떠한가를 여실히 보여준다.

 

 

 

처음 책의 표지와 제목을 접했을 때만 하더라도 잔인하고 피에 얼룩진 상황이 묘사되고, 전쟁의 참상이 어떠한지를 보여주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이러한 상상과 기대(?)는 책의 마지막 장면까지 이어지지 않는다. 오히려 너무나 건조하고 습습하며, 끈적끈적하다. 그리고 이와 맞물려 시간과 공간을 쉼없이 뛰어넘는 이동은 혼란의 연속이다. 그래서 소설의 중반부까지는 이 소설이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를 잘 이해하지 못하고, 지루하고 답답한 시간을 보내게 된다. 단락단락 전혀 이어지지 않은 에피소드들의 연결, 환상과 현실이 오고가는 설정들. 이 모든 것이 하나로 이어지지 않는 것이 읽는 이로 하여금 힘들게 만든다. 하지만 책의 마지막 장에 도달했을 때 커트 보네거트가 말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어렴풋이 알게된다. 그것은 소설속에서 드러나는 형식과 주인공의 혼란스러움을 독자들에게 전쟁의 상황과 느낌을 전달하고 하는 것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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