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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case/Literature

평범한 인생 / 카렐 차페크 / 송순섭 옮김 / 열린책들

by Neuls 2022. 7.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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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두 평범한 인생을 살아가고 있다. 아침에 일어나 허겁지겁 출근을 한다. 꽉막힌 도로, 사람으로 가득한 지하철과 버스, 뛰는 것 같은 빠른 걸음으로 각자의 직장에 도착하면 하루의 일과가 시작된다. 그러다 점심을 지나 오후가 되면 퇴근 시계를 바라보며 집에 돌아갈 준비를 한다. 또는 누군가와의 약속으로 어딘가 잠시 들른다. 결국 집에 들어와 한숨을 돌리고 잠이 들면 또다시 그 다음날이 시작된다. 그렇게 평범하고 평범한 하루의 일상이 한 칸씩 쌓여지고 있는 것이다.

 

 

너무 단순한 결론인가? 그럴 수도 있겠다. 조금 다르게 생각해보자. 한 정치인이 있다. 쌓여있는 수많은 정치적 현상과 해결해야 하는 일들이 널려있다. 다른 당의 의원은 물론이거니와 같은 당 소속의 의원들도 설득하여 하고자 하는 일,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일들을 하나씩 해결해 나가야 한다. 밀려드는 이야기들을 들어야 하고 정리를 해야 한다. 문제의 해결방향을 설정하고 가장 효과적인 또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인정할 수 있는 결과를 가져와야 한다. 특별해 보인다. 무언가 거창한 일을 하는 듯 보인다. 한 학생이 있다. 고등학생으로 지금 그에게 부여된 일은 공부를 열심히 하여 원하는 대학에 입학하는 것이다. 그 이후의 일생을 위한 준비인 것처럼 중요한 시점이라는 이야기를 끊임없이 듣는다. 자신의 실력과 별개로 주변의 친구들과 의도치 않은 경쟁을 해야 하고 그 속에 숨겨진 암묵적 승리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또다른 한 사람이 있다. 대기업에 이제 갓 입사한 인물이다. 명문대를 나왔고 자신이 하고 싶어하는 일이 명확해 보인다. 나름 자신감도 있고 성공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에 부풀어 오른 상태다. 반짝이는 눈빛으로 상사의 이야기를 듣고 주변의 동기들과 잘 지내려 노력한다. 하지만 그동안 사귀었던 여자 친구와 잠시 소원해진 상태다. 새로운 곳에서 보이는 새로운 인물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은퇴한 여성이다. 얼마전까지 누구나 선망하던 회사의 중역이었다. 거기까지 올라가는 것이 쉽지 않았지만 자신만의 능력과 역량으로 그 자리까지 올라갔다고 자신한다. 하지만 그동안 그런 노력들에 대한 쓸쓸함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더구나 자신의 자리에서 내려와야 하는 시점이 다가오면서 인생에 대한 여러 가지 허무함을 느끼기 시작했다. 그 다음 무엇을 해야 할지,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을 하다가 바리스타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누구에게도 알리지 않으면서 조용히 학원을 다녔고 자격증을 취득했다. 큰 카페까지는 아니더라도 자신만이 운영할 수 있는 소규모의 커피숍을 운영하면 좋겠다는 생각에 기대를 품고 있다.

 

 

어떤가. 정말 평범한 인생으로 보이는가? ~ 그렇게 보일 수도 있겠다. 평범함이라는 것이 특별한 위치 또는 역량을 말하는 것이라면 그렇게 생각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삶의 내부를 살펴보면 생각보다 그리 평범해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복잡다단한 삶을 살고 있고 하루하루의 주어진 시간 안에서 수많은 선택과 갈등을 이어가는 삶을 산다. 때론 이기적인 선택을 한다. 그 이기적인 선택으로 다른 사람의 것을 의도치 않게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경우도 생긴다. 더 나아가 자신의 생각만이 옳다는 생각으로 자신을 정당화하거나 의미화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어떠한 행동이 거창한 의미를 가지는 것처럼 의미부여하여 끝까지 그것을 유지하려 노력하기도 한다. 그러한 선택들을 합리화하며 우리는 살아간다. 그렇기에 삶이라는 소설의 내용을 읽다보면 눈살 찌푸리게 되는 경우도 허다하다. 각자의 관점에서 옳다고 하는 것들을 풀어냈을 뿐이다.

 

 

 

우리 안에 들어 있는 수 많은 운명들이 이 가능한, 태어나지 않은 형제들의 집합은 아닐까? 아마 그들 중 하나는 소목장이 되고, 다른 사람은 영웅이 되었을 것이다. 그것은 나만의 것이 아니라, 또한 그들의 가능성들이기도 했다. 내가 단순히 내 삶으로 취했던 우리의 삶이었는지도 모른다. 223

 

 

 

평범함.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스스로를 평범하다 생각한다. 하지만 그 삶의 내용은 생각보다 평범하지 않다. 각자의 상황과 위치는 다를 수 있지만 그 내용과 과정은 별반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 그렇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게 살아가기 때문에 평범함을 말한다면. 그것이 평범함일 수도 있겠다. 그럼 우린 그 평범함에 어떠한 평가를 내려야 하는 것일까? 그게 가능은 한 것일까.

 

 

PS. 생각보다 빠르게 읽었고, 많은 생각을 하게 한 책이다. 어쩌면 평범한 이야기들로 지루함을 느끼기도 했지만 중반 이후부터의 이야기는 여러 가지 생가들로 이어지게 만드는 그런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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