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상을 만들고 있다. 지난번에 제작한 암체어와 어울리게 제작중이라 높이와 서랍 크기를 맞춰야 한다. 프레임을 너무 크게 만드는 것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최대한 줄였고 다리 역시 두껍지 않게 제작하고 있다. 이와 동시에 제작해야 하는 것이 책상 위에 올릴 상판이다. 제재목을 수압대패와 자동대패로 가공하고 각각의 면을 집성해야 완성한다. 말로는 쉽지만 꽤 오랜 시간이 필요했다. 목재가 틀어져 있었고 휘어져 있었기에 하나하나 잡느라 시간이 오래 걸렸다. 아무튼 그럼에도 꽤 만족스러운 상판에 만들어졌다.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다.
프레임과 어울리도록 다시 가공해야 한다. 모서리를 의도했던 라운드 값으로 가공해야 한다. 모서리를 너무 날카롭지 않게 트리머로 가공해야 한다. 그렇게 끝낸 상판위를 이제는 샌딩을 해야 한다. 우선 물이 닿게 되면 결오름이 생기기 때문에 반드시 물을 뿌려주고 말려야 한다. 그러고 나면 팽윤한 목재의 표면의 거치름이 느껴진다. 그 부분을 이제 샌딩으로 가공해주어야 한다. 아니 갈아야 한다는 표현이 더 맞을지도 모른다. 아무튼 샌딩을 하기 위해선 손으로 할 수도 있지만 좋은 공구들이 있다. 바로 샌딩기. 바닥이 원형으로 생겨 그 부분에 원형사포를 붙여 사용하는 공구이다. 다양한 브랜드와 다양한 크기가 존재한다. 지금까진 대부분 마끼다 샌딩기를 사용했다. 작으면서도 꽤 좋은 성능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마끼다에서 판매되고 있는 집진기와 연동하면 먼지도 덜 날리고 건강에도 해롭지 않게 샌딩을 할 수 있다.
이번에는 지난번에 구매한 페스툴 샌딩기를 사용하기로 했다. 5인치 원형샌딩기로 오래전에 출시한 제품이다. 새로운 기능과 성능이 좋아진 페스툴 샌딩기도 출시되었지만 워낙 고가이기에 한 단계 낮은 샌딩기를 구매했다. 그리고 오늘 처음 상판 샌딩에 사용하기로 하였다. 그 전에 사용하던 페스툴 집진기와 연동되기도 하기에 먼지에서도 자유로울 수 있었다. 크기에 비해 생각보다 가벼웠다. 그동안 사용하던 마끼다 샌딩기와 비교해도 별 차이가 느껴지지 않을 정도였다. 그리고 본격적인 샌딩을 하면서 왜 이제까지 사용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마져 들었다. 그만큼 성능이 좋았고, 결과물도 좋았다. 이어 다른 페스툴 공구들도 생각났다. 예전부터 구매하려 생각하고 있던 공구들...
물론 좋은 공구라 하여 무조건 결과물이 좋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해당하는 공구가 없다면 다른 방법 또는 대안으로 사용할 수 있는 공구도 분명히 존재한다. 다양한 방법 다양한 적용이 가능한 것이 목공의 세계이다. 그것을 어떻게 사용하느냐도 중요한 것이다. 다만 좋은 공구는 원하는 만큼의 작업을 위한 시간을 줄여주고 신경써야 하는 스트레스를 줄여준다는 점이다. 그렇기에 점점 더 비싸고 좋은 공구를 찾아가기 마련이다. 그만큼 원하는 작업물을 만들어 낼 수 있다면 어떠한 공구를 사용해도 된다고 생각한다. 다만 프로라면, 필요한 시간을 줄이고 원하는 작업의 결과물을 만들어 책임을 져야 한다면 그만큼의 비용을 들여서라도 좋은 공구를 사용하는 게 맞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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