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압대패의 경우 너무 힘을 주어 누르면 오히려 평이 틀어진다. 적당히 누르는 힘의 정도를 스스로 느껴야 한다.
목공의 경우 힘을 많이 쓰는 작업이다. 무거운 목재를 나르거나 하는 문제를 넘어, 목재를 가공하고 결합하는 데 있어서 상당한 힘을 필요로 한다. 그렇기 때문에 대부분 남성들이 하는 경우가 많다. 어느정도 힘을 유지하고 적용하는 데 있어서 체력이 필요하고, 때에 따라선 강한 힘이 필요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물론 그렇다고 여성이라는 이유로 목공을 하지 못할 이유는 없다. 나름 체력과 힘을 갖추고 있거나 다양한 목공 분야가 있기 때문에 그 중 한 가지를 선택하여 할 수도 있다. 때론 오히려 여성들이 잘 하는 경우를 볼 때도 있다. 그래서 여성들의 작업을 잘 보다보면 나도 배울 점을 찾게 된다. 대표적인 것이 힘의 조절이다.
남성들의 경우 힘이 좋다보니 목공작업을 할 때 적절한 힘으로 작업이 가능하다. 문제는 그 힘을 적절하게 잘 사용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는 경우를 더 많이 보았다. 그럼 몇 가지 예로 살펴보도록 하자. 우선 물건을 나를 때이다.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지만 힘이 좋은 남자들의 경우 그 힘을 너무 믿는 경향이 있다. 물론 여기에는 그 힘을 과시하는, 지금까지의 문화적 현상들도 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무거운 물건이나 목재를 나를 때 과도하게 힘을 사용하기도 한다. 문제는 그 힘을 너무 과도하게 사용하다보니 신체에 무리를 주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특히 목재를 들거나 옮길 때에도 너무 무거우면 균형을 잡는 방법등을 고려하여 작업할 필요가 있음에도 그냥 힘으로 들다보면 허리에 무리를 주게 된다. 아마 힘을 잘 쓰는 사람들의 대부분이 허리에 고질적인 문제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차라리 균형을 잡는 방법이나 몸을 적절히 사용하여 들게 되면 크게 무거운 것이 아니라면 대부분 들 수 있다. 너무 무거워 한쪽으로 잡을 수 밖에 없다면 바닥에 놓고 끌고가는 방법을 선택해도 된다. 하지만 남자들의 자존심상 그렇게 하는 경우를 많이 보지 못했다. 그 무거운 것을 꾸역꾸역 들고 간 후 허리가 아프다고 손사래 치는 경우를 많이 본 듯 하다.
똑바로 자르고 싶다면 천천히 힘을 빼고 톱질을 하면된다. 하지만 과욕이 자세를 흐트러뜨린다.
또 다른 예를 들어보자. 요즘은 사용이 줄어들긴 하였지만 그래도 가장 중요한 공구 중 하나가 바로 끌이다. 단순히 목재에 구멍을 파내거나 살짝 가공할 때만 사용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광범위하게 사용할 수 있다. 나중에 시간이 되면 수공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하겠지만 그만큼 중요한 공구이다. 끌의 경우 짜임을 가공할 때 많이 사용한다. 단순한 장부 가공부터 시작하여 복잡한 주먹장 등 다양한 부분에서 사용한다. 톱을 사용하여 1차 가공을 끝낸 후에 끌로 잘 다듬기도 하기 때문에 잘 사용해야 한다. 예를 들어 주먹장을 가공할 때 쉽게 필요없는 부분을 제거하기 위해서 톱으로 자리를 만들고 그 자리를 끌로 가공한다. 처음 먹금(칼금이라고도 한다.)을 그은 다음 바로 끌로 때리면 다양한 문제가 생긴다. 맞닿는 부분이기 때문에 먹금이 손상되거나 뜯어지면 안 되기에 먼저 끌로 살짝 벗겨내듯 가공해야 한다. 그리고 망치로 때려야 할 경우도 처음부터 세게 때리면 끌리 말려들어가면서 원하는 가공이 힘들어 진다. 오히려 처음에는 살짝 때려주고 어느정도 끌 날이 들어갔을 때 강하게 쳐주면 말끔하게 정리가 가능해진다. 처음 목공을 하는 사람들의 경우 이런 것을 설명해 주어도 처음부터 강하게 쳐내려하는 경우를 많이 보았다.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설명을 해 주어도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서야 왜 그렇게 이야기 했는지를 이해하는 경우가 많다. 아마도 빨리 가공하고 싶어하는 심리가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생각해보면 나 역시 그랬던 듯 싶다. 빨리 가공하여 완성된 모습을 보고싶기 때문일 것이다. 허나 그렇게 작업하면 마지막 완성도가 떨어질 수 밖에 없고 작업을 망치는 지름길이 된다. 그렇기에 항상 “강약, 중간 약”을 강조한다. 힘을 쓸 때 쓰고 약하게 할 때는 약하게 하는 것이 오히려 빨리가는 길이라는 것이다. 이 참에 하나 더 이야기 하자면 톱질이다. 목공에서 사용하는 톱의 경우 예리하고 얇은 톱을 사용하기 때문에 많은 힘을 주면 안 된다. 오히려 힘을 삐고 부드럽게 스윙하듯이 해주어야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자를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너무 힘을 주어 직선으로 가공하기는커녕 이리저리 흔들리거나 그은 선을 크게 벗어나게 가공한다.
목공은 힘을 필요로 한다. 어찌보면 당연한 말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 힘을 어떻게 사용할 것이냐가 더 중요할런지도 모른다. 공구는 공구일 뿐 그 공구를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를 잘 알아야 하는 것처럼 힘 역시 동일하다. 힘을 무조건 크게 쓰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자신이 쓰는 힘을 잘 적용하여 필요할 때 잘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오히려 힘을 많이 써 봤자 본전도 못건지는 경우도 많으니, 그 힘을 잘 조절하는 것을 익혀야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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