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때 과학소설(SF)을 좋아했던 시절이 있었다. 우리가 가보지 못한 미지의 우주와 어디선가 있을 것만 같던 외계문명. 그 광활함과 상상력을 자극하는 이야기는 항상 흥미로웠고, 책을 펼 때면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읽었다. 하지만 어느정도 나이가 들고 과학소설의 이야기들이 시큰둥해지기 시작하면서 멀리하게 된 게 사실이다. 물론 너무 허무맹랑한 이야기들은 몰입도를 떨어뜨리는 계기도 되었다. 그러다 우연찮게 만나게 된 소설이 “별의 계승자”였다. 처음 소설의 이야기를 전해듣고 나선 반신반의 했다. 그야 뻔한 소설일 거라 생각했던 것이다. 하지만 초반을 지나 중반부로 가서부턴 생각이 달라졌다. 나름 과학적 근거와 이론, 그리고 상상력을 잘 버무려 놓아 독자로 하여금 다른 차원의 상상력과 생각을 할 수 있도록 만든 소설이었기 때문이다.
소설의 시작은 달에서부터 시작한다. 인류가 존재하지 못했던 달 표면 어딘가에서 인류의 DNA와 별 차이 없는 유골이 발견되고 이를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지 의견이 분분했다. 또한 유골과 함께 발견된 문명의 흔적은 지금까지 봐왔던 것들과 많이 달랐다. 지구의 문명보다 몇 세대는 앞선 기술과 문명. 그리고 해석하기 어려운 그들만의 언어와 문자.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해가며 지금 지구상의 인류는 어디서부터 시작했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그리고 저 멀리 목성이라는 미지의 행성과 관련된 이야기까지 그 폭은 생각보다 넓다. 더구나 과학적 근거를 잘 버무렸기에 있을 수도 있겠다는 가능성을 상상하게 만들어 다른 시각으로 우주를 바라볼 수 있도록 만든다.
P.S.
만약 스팩터클한 공상과학 소설을 찾는 이라면 조금 심심할 수도 있는 소설이다. SF소설의 구분상 하드코어 SF(여기서 하드코어는 잔인하거나 스펙터클함을 뜻하는 게 아니다.)에 속하며 과학적 설명과 이해가 필요하기도 하기에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오히려 그 부분이 이 소설의 장점이기에 관심있는 이들이라면 꼭 한 번 읽어보라 추천한다. 참고로 4부까지 출간되었다. 그리고 번역도 나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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