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취미가 있다. 읽지도 않으면서 책을 사는 취미. 언젠가는 읽게 되리라는 기대와 욕망만을 가지고 있을 뿐이다. 그래서 한 달에 한두 번 온라인 서점에 들어가 모으고 있는 책들이 발행 되었는지 살펴보고 구매하곤 한다. 그리고 이와 함께 가능하면 목공서적들도 함께 검색한다. 그렇게 검색하고 나면 생각보다 꽤 많은 목공서적들이 발행된다. 간단한 DIY관련 서적들부터 시작하여 조금은 깊이 있게 들어간 책들도 보게 된다. 이런 책들 중 맘에 들어가 궁금한 책들이 있으면 일단 구매하여 살펴본다. 괜찮은 책인지 도움이 되는 책인지. 처음 목공을 시작할 때에는 꽤 많이 구매했다. 누구에게 배워서 한 목공이 아니라 책과 인터넷 검색으로 알음알음 익혀왔기 때문에 정보와 관련한 내용이 절실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모은 책들이 방 한켠 책장에 꽤 많이 꽂혀있다. 처음 목공을 시작할 때에는 국내에 발간된 목공서적들이 많지 않았기 때문에 원서, 즉 영어로 되어 있는 책들도 꽤 많이 있다.
그렇게 한 권 두 권 사서 모으던 책들 중 괜찮은 책들은 독후감 형식의 리뷰를 쓰기 시작했다. 처음 쓰기 시작한 이유는 공방회원들에게 소개하기 위해서였고, 목공과 관련한 분위기, 즉 인식이 바뀌었으면 하는 바램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블로그를 통해 소개하고 누구든 한번쯤 보게 된다면 빠르진 않아도 변화는 있으리라 기대했다. 그렇게 쓰기 시작한 목공책 리뷰가 20권 정도 되었다. 몇 년 전부터 생각보다 괜찮은 책들이 발행되기 시작하였고, 원서로 가지고 있지만 아직 번역되지 않아 아쉬웠던 책들이 조금씩 번역되기 시작하였다. 물론 지금도 간단한 목공관련 책들이 출판되곤 있지만 개인적인 취향의 문제로 리뷰를 쓰지 않고 있는 책들도 많이 있다. 그럼에도 이런 책들이 쓰여진다는 것은 점점 목공과 관련한 관심과 깊이가 점점 깊어지고 있다는 뜻이며 소비자들의 욕구 역시 높아지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생각된다. 물론 아직 멀었다고 생각되지만...
그러다 며칠 전 SNS를 통해 목공책 리뷰 요청을 받게 되었다. 처음 DM을 보고 의아하다 생각되었다. 더 잘나가는 파워 블로거들도 많은 터인데. 그리고 의구심이 들었다. 그냥 책홍보를 목적으로만 하는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까지. 그럼에도 책을 보내준다고 하기에 읽어보고 판단하겠다고 전했다. 그리고 잠깐 공방에 나섰다 집에 들어오면서 도착한 책을 펼쳐보았다. 처음 몇 장 넘겨보고 바로 든 생각은 고생 많이 했겠다는 느낌이었다. 생각보다 많은 정보가 들어가 있었고 목공에 관련한 자세한 내용들이 담겨져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출판사와 많은 논의를 했을 듯싶었다. 가볍고 트랜디한 책이 아닌 생각보다 무거운 책이 나와야 했기 때문이다. 아무튼 이제 막 훑어보기 시작했지만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제 우리나라에도 이런 책들이 조금씩 소개되기 시작한다는 것은 목공에 대한 관점이 달라지기 시작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좀 더 살펴보고 목공책 리뷰로 소개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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