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들어 꽤 많은(?) 지그(JIG)들을 만들었다. 본격적인 가구쟁이 사업을 시작하려는 것은 아니지만 이를 위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지금 당장 디자인 가구를 만들 시간과 여력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렇게 하나씩 해나가다 보면 무언가는 보이게 된다는 것을 깨달을 나이가 되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물론 어떤 이들은 명확한 목표가 필요한 것은 아닌지 의구심을 가지기도 하지만, 사람마다 다르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해야 가능한 사람이 있다면 이렇게 해야 가능한 사람이 있는 것이다. 무엇이든, 그것이 인생이든 일이든 하나의 획일적인 방식으로 바라보는 시각의 편협함을 싫어하는 나로선 다양함을 존중할 뿐이다. 나를 포함해서. 아무튼 지그들을 만들다보니 함께 만들게 되는 것이 탬플릿이다.
탬플릿은 가구의 형태나 모양을 미리 가공하여 만드는 것을 뜻한다. 곡선을 만들어야 한다거나 다양한 형태와 모양을 머릿속으로만 그릴 수 없기에 현실에서 볼 수 있는 형태로 만들어내는 것. 그것이 탬플릿이다. 더 나아가 이러한 탬플릿을 바탕으로 해당 모양의 가구를 만들 때 중요한 도구로 사용할 수 있다. 특히 의자의 경우다 대표적이다. 각이 꺽이거나 라운드 형태를 만들 때에는 반드시 미리 만들어져 있는 탬플릿이 있어야 제작하기 편하다. 오히려 가구를 제작하는 것 보다 이 탬플릿을 만드는 것에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되기도 한다. 생각한 것과 형태가 많이 다를 경우가 많고, 생각하지 않았던 내구성의 문제, 또는 가공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들을 알 수 있게 해준다. 그렇기에 가구를 만드는 공방 또는 가구쟁이들의 공간을 살필 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들 중 하나가 탬플릿이기도 하다. 솔직히 내가 가구쟁이들의 실력과 열정을 볼 때 가장 먼저 보게 되는 것이 이 탬플릿과 지그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모르는 사람들은 그것을 보지 못하는 경우도 많지만...
어떤 사람들은 CNC로 가공하기도 한다. 만들기도 쉽고 PC프로그램으로 그려내면 쉽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탬플릿의 재료도 다양하다. 어떤이는 MDF라는 목재로 만들기도하고 합판으로 만들기도 한다. 어떤 돈 많은 목수의 경우 아크릴로 만드는 경우도 보았다. 각자의 방식, 각자의 노하우로 만들지만 그 과정에서의 목표는 동일하다. 나의 경우 합판으로 제작한다. MDF보다 가볍고 단단한 편이기 때문이다. 또한 얇은 합판으로 제작하면 가공성도 좋기 때문에 쉽게 보정이 가능하다. 그리고 실제 제작되는 목재의 특성을 담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직관적으로 보인다. 수정해야 할 부분, 조정해야 할 부분이 명확하게 보인다. 그렇게 만든 탬플릿은 교체도 쉽다. 탬플릿으로 지그를 만들고 나면 탬플릿을 교체해야 할 때도 금방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Wood Working > Logbook' 카테고리의 다른 글
[목수일지] 028. 현장에서 어려운 점들... 2 (0) | 2022.06.13 |
---|---|
[목수일지] 027. 현장에서 어려운 점들... 1 (0) | 2022.06.02 |
[목수일지] 024. 목재 가격이 올랐다. 그것도 많이. (2) | 2022.04.30 |
[목수일지] 023. 오랜만의 지그 만들기.. (0) | 2022.04.09 |
[목수일지] 022. 안전의 중요성. (2) | 2022.03.23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