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수일지] 027. 현장에서 어려운 점들... 1

 

 

 

 

 

 

 

 

벌써 6월이 시작되었다. 2022년이 시작될 때도 정신 없었지만 지금도 여전히 정신이 없다. 다만 항상 그렇듯 언제나 시간은 그토록 빠르게 지나 올 해의 절반에 다다르고 있다는 점이다. 이와 함께 그토록 괴롭히던 추위는 어느 샌가 자취를 감추고 이제는 조금만 움직여도 땀방울이 송골거리며 맺히는 계절이 되었다. 때론 조금 격하게 움직이고 나면 온 몸에 땀범벅이 되는 그런 계절이다. 점점 더 힘에 부치는 계절이 어느 순간 눈 앞으로 다가와 있다.

 

 

가구를 만들거나 또는 인테리어 현장작업을 하더라도 공통적인 몇 가지가 있다. 그중 하나가 바로 소음이다. 가구의 경우 무엇을 작업하든 목재를 자르고 가공해야 한다. 그리고 면을 잡기위해 다양한 목공기계와 공구를 사용해야 한다. 또한 다양한 전동공구를 이용하여 조립과 결구를 진행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는 것이 소음이다. 인테리어 현장 역시 마찬가지이다. 가벽을 만들기 위해 1치 각재를 수치에 맞게 가공해야 한다. 이런 각재들을 이어가기 위해 다양한 에어공구를 사용해야 한다. 때론 다양한 작업을 위해 현장용 테이블 쏘를 사용해야 할 때도 있으며, 전기 작업과 설비 작업을 위해 다양한 공구들을 사용할 수 밖에 없고, 이 과정에서 많은 소음이 발생한다. 그것이 우리의 직업을 가진 사람들의 현장이다.

 

 

그렇기 때문에 현장작업을 진행할 때 조심하려 노력한다. 특히 주변의 상권에 영향을 주는 것을 피하기 위해 나름 노력하는 편이다. 가능하면 소음이 새어나가는 곳을 막거나 일찍 작업을 시작한다. 또는 소음이 많은 작업의 경우 오전을 이용하거나 시간을 조정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소음이 발생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다행히 주변 상권이 민감하지 않다면 나은 편이다. 하지만 상권이 발달되어 있고 유독 소음이 민감한 곳들이 존재한다. 그런 곳에서 작업하게 되면 어쩔 수 없이 서로 얼굴을 붉히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더구나 작업 현장이 오랜 시간이 소요되는 곳이라면 더욱 그런 상황이 자주 발생한다. 처음에는 주변 상인이 직접 올라와 둘러보며 한 마디씩 하고 간다. 그렇게 두세 번으로 이어지면 불편하고 어색한 몸짓이 입으로 말로 드러나게 된다. 더 심해지게 되면 해당 지자체의 담당 공무원이 현장에 방문한다. 현장 작업이 언제 끝나는지, 소음이 발생하는 작업은 언제까인지 등을 물어본다. 그리고 조금만 조심해 달라 당부하며 공무원들은 자리를 급하게 떠난다. 이런 상황까지 오게 되면 조심해야겠다는 생각보다는 주변 상인들에 대한 불편함이 생기게 된다. 상권에 피해가 가는 것에 대한 미안함과 불편함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다. 그렇기에 오히려 더 조심함에도 어쩔 수 없는 부분에 대한 이해의 부족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모르는 상황이 되는 것이다.

 

 

한 달 조금 넘게 요즘 핫하다는 서울의 연남동에서 작업을 진행했다. 당연히 많은 소음이 발생했다. 최대한 소음을 줄이기 위해 일정을 당겨 작업했고, 최대한 조심하려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설왕설래가 있었고 많이는 아니지만 작업을 진행할 때마다 조금의 불편함을 느껴야만 하는 그런 현장으로 기억 남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