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현장 인테리어 일을 잠시 쉬고 있다. 쉬기 시작한지 벌써 3주차가 되어가니 생각보다 꽤 오래되었다. 특별한 일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단지 갑자기 찾아 온 감기와 체력저하가 이유였다. 그렇게 쉬기 시작한 것이 이렇게 시간이 지나버린 것이다. 그렇다고 그 유명한 코로나19에 걸린 것도 아니었다. 그냥 몸이 힘들어졌다. 한창 목공일을 할 때만 하더라도 이러진 않았다. 나름 체력을 위해 꾸준히 운동을 했고, 수많은 목재와 작업들로 튼튼한 편이었다. 감기 같은 경우 쉽게 넘겼었다. 무거운 것들도 균형을 잘 잡고 너끈히 들고 다녔었다. 그랬던 경험들을 너무 믿었던 탓일까? 작년 8월부터 시작한 현장 작업들이 힘들게 느껴지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다 결국 간단한(?) 감기, 그것도 코로나도 아닌 감기로 이렇게 쉬기 시작한 것이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동안 챙기던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지 못한 것이 첫 번째 이유리라 생각된다. 어떤 이들은 현장일을 하는 것이 운동을 하는 것보다 좋은 것 아니냐고 할지도 모른다. 모르는 소리다. 운동을 하는 것은 단순히 근력을 높이는 것을 넘어 일을 할 때 보조적인 근육을 사용함으로써 힘든 일을 잘 버틸 수 있게 해준다. 이러한 것들을 잘 아는 오래된 현장 목수들은 오히려 규칙적인 운동을 지속한다. 더 나아가 잦은 술을 줄이고 금연을 하여 더 오랫동안 목수일을 하려 하는 선배 목수들도 보았다. 그렇기에 꾸준한 운동이 필요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음에도 그러지 못한 것. 그것이 첫 번째 실수라 생각된다. 두 번째 실수는 내가 할 수 있는 일과 무리 하지 말아야 하는 일들에 대한 구분을 하지 못한 부분이라 생각된다. 현장 인테리어 일이라는 것이 그렇다. 생각보다 시간에 많이 쫓기는 편이다. 공사의 기간은 정해져 있고 그것을 넘기게 되면 그만큼의 손해가 발생하게 된다. 또한 의뢰자와의 약속이기에 신뢰의 문제가 되기도 한다. 물론 이러한 공사의 기간을 잘 잡는 것이 중요하지만 다양하게 발생하는 현장의 변수들은 공사 기간에 쫓기게 만든다. 그러다보면 무리하게 되고, 그렇게 무리한 일들이 쌓이고 쌓여 결국 나아게 돌아오게 되는 것이다. 물론 여기서 우리나라의 인테리어 현장의 이야기와 작업에 대한 이야기들로 풀어낼 수도 있겠지만, 한도 끝도 없은 이야기로 다 적어내지 못하리라. 결국 현장 일을 하는 것은 내가 할 수 있는 있고 가능한 일을 구분해야 함에도 그렇게 하지 못했던 것이라 생각된다.
기본적인 운동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규칙적이고 지금 체력 안에서 할 수 있는 운동을 찾아서 하는 것. 체력 관리를 위해 할 수 있는 일들과 할 수 없는 일들을 나누는 작업들을 고민한다. 나아가 더 오랫동안 이 일을 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고민들을 함께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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