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밖에선 소낙비로 요란하다. 한동안 제대로 내리는 비를 보지 못해서인지 반가운 마음이 든다. 후끈하게 몰려오던 한 낮의 더위가 땅 아래로 낮아지며 시원한 바람이 느껴지는 그런 오후의 소낙비. 오랜만에 노트북을 들고 카페로 나섰다. 별다른 생각 없이 문을 열었다가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로 어리둥절했다. 그동안 코로나라는 병으로 한낮의 여유를 느끼지 못했던 사람들이, 이제야 자신들의 권리를 찾아야 한다는 듯 카페에 모여 지인들과 한가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환한 웃음과 즐거운 담소들이 카페를 울려 시끄럽다는 생각도 들지었지만, 오랜만의 이런 분위기를 함께 느끼는 것도, 한 낮의 여유를 느끼는 것도 좋으리라 생각했다.
목공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오해 하는 것 중 하나는 멋지고 분위기 있고 뭔가 대단한 일을 하고 있다는 생각을 할 때가 종종 있다. 이는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무언가를 스스로의 손으로 만든다는 것은 의미 있고,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창조적 활동이다. 그렇기에 얻어지는 것도 분명히 존재한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목공을 배우고 자신이 무언가를 시도한다는 것에 의미부여한다. 하지만 이러한 과정엔 좋은 것만 있는 것이 아니다. 블로그 한편에 관련한 글로 썼지만 생각보다 불편한 것들이 많다. 그런 불편한 것 중 하나가 바로 분진이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목공을 하면서 만나게 되는 분진에 대해 놀라는 경우가 많다. 목재를 가공하고 샌딩하고, 마감하는 과정에서 생겨나는 분진들이 이렇게 많다는 것에 놀라는 것이다. 당연히 건강에 좋을 리 없다. 그렇기에 분진을 줄여주고 막아주는 기능성 마스크를 사용한다. 만약 마스크를 사용하지 않으면 목공작업 후 집에 들어가 씻을 때 만나게 되는 분진의 흔적들과 마주하게 될 것이다. 이는 가구를 만드는 공방에서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다. 바로 인테리어 현장에서도 비일비재하게 만나게 된다.
인테리어 현장에선 더 많은 분진들과 만나게 된다. 기존의 인테리어를 철거를 할 때는 물론이거니와 인테리어 작업에서도 많이 발생한다. 목재를 가공할 때는 물론이거니와 가벽을 세울 때 사용하는 석고와 MDF가공에서도 발생한다. 이런 작업을 한 후 페인트 작업을 할 때에도 발생한다. 세세한 작은 흔적들을 지우기 위한 메꿈 작업, 퍼티 후 면을 잡기위한 샌딩 작업의 분진은 상상을 초월한다. 근래에 들어선 페인트를 쉽고 빠르게 작업하기 위한 장비들에서 발생하는 분진 역시 만만치 않다. 이런 분진들을 막기 위해 현장용 1급 마스크를 쓰기도 하지만 역부족이다. 세어들어오는 미세한 분진들 막기 어렵다. 그렇기에 나의 경우 공방에서 사용하던 마스크를 사용한다. 분진 전용 마크스라 불편하다. 처음 적응할 때만 하더라도 숨쉬기가 어려워 불편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하지만 그 후 습관화 한 후에는 그런 불편보다 분진으로부터 위험을 줄인다는 생각에 더욱 잘 사용하려 한다. 지금은 거의 불편함이 없다. 여름의 더위와 겨울의 온도차이에 의한 결로 현상으로 생기는 수분이 지져분해 보이지만...
하지만 아직도 일반 현장에선 이런 마스크를 사용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다양한 이유를 댄다. 일을 하기 어렵다는 이유, 부연 먼지 속의 삶이 나의 삶이라 의미부여 하는 이유, 너무 불편하다는 이유 등등. 하지만 아무리 돈이 필요하고 더 나은 작업을 하기 위해서라 하더라도 가장 중요한 것은 스스로의 건강이라 생각한다. 이러한 분진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더 이상 작업하기도 어려울 뿐만 아니라 돈이라는 목적에 다다를 수 없게 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조금은 불편하고 일이 늦어질 수는 있겠지만 이러한 늦어짐보다 더 중요한 것은 스스로의 건강임을 잘 생각했으면 좋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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