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테리어 목수의 주된 일은 나무와 관련한 모든 작업이다. 가벽을 세우고, 가구를 만든다. 또는 공간에 필요한 구조물을 만들기도 한다. 사용되는 재료들이 다양하여 때론 철물 등이 사용될 때도 있지만 결국 나무와 관련한 작업을 귀결된다. 하지만 그렇다고 반드시 그런 일만 하게 되지 않는다. 필요에 따라 타일 작업을 해야 할 때가 있다. 때론 페인트 작업을 해야 할 때도 있다. 공간에 필요한 기능적인 구조물을 설치해야 할 때도 있다. 다양한 일들을 할 줄 알아야 하고 어느 정도 결과물을 예측할 수도 있어야 한다.
물론 이런 작업들은 귀찮다. 일을 하면서 종종 하는 말 중 하나가 “귀찮으면 목공 못해”라는 말이다. 목공 작업에도 다양한 변수와 상황들, 그리고 꼭 해야 하는 일들이 결과물로 드러내야 하기 때문에, 그리고 그것은 목수와 같이 일하는 팀의 실력을 나타내는 것이기도 하기 때문에 귀찮음을 생각할 여유가 없다. 하지만 사람이기에 귀찮을 때가 있을 수밖에 없다. 아무리 일에 적응이 되고 잘 할 줄 안다고 하더라도 부지불식간에 찾아오는 귀찮음은 어쩔 수 없다. 때론 해야하는 작업의 특성을 너무나 잘 알기에 귀찮아 질 때도 있다. 어떤 과정을 거쳐야 하는지를 너무나 잘 알기에, 그 과정에서 나타날 상황이 싫은 경우도 있다.
그럴 때면 허리에 손을 올리고 해야 할 작업을 생각하며 잠시 서 있는다. 생겨날 변수와 상황을 생각하며 조그만 한숨을 내쉬기도 한다. 그러고 난 후 천천히 작업에 필요한 공구를 손에 들고 움직이기 시작한다. 귀찮음을 이겨내는 것이 아니라 떠오르는 생각을 접고 무념무상, 아무 생각 없이 일을 시작하는 것이다. 그리고 하다보면 차라리 해야 하는 일이라면 잘 해야지 하는 생각이 문득 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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